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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장기 치료, 한방 진료 중심의 과잉청구 우려 커져

평균 진료비 2배, 세트청구 급증… 보험업계 “제도적 대응 시급”

최근 자동차보험을 통한 한방 진료 과잉청구 문제가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염좌나 타박상처럼 비교적 가벼운 상해인 ‘경상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치료 사례가 급증하면서, 평균 진료비와 치료일수가 양방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방 진료, 양방 대비 평균 2배 이상 치료비 소요

대형 손해보험사 네 곳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사고로 인한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는 총 117만여 명이었고, 이 중 약 90%는 8주 이내 치료를 끝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나머지 10%가 넘는 환자들입니다.

이들 장기 치료 환자의 무려 87% 이상이 한방치료를 받은 경우였고, 양방치료에 비해 치료 기간도 평균 2배, 치료비도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한방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일수는 10.6일, 양방은 5.4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고, 1일당 평균 치료비는 한방이 10만7천원, 양방은 7만원 정도로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세트청구 급증… 의료기관별 편차 커져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세트청구’의 증가입니다.

세트청구란 하루에 6가지 이상의 치료를 한꺼번에 진행하고 청구하는 방식인데, 2020년에는 전체 한방 통원 진료비의 47.5%였던 세트청구가 2024년에는 68.2%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단순 염좌 환자들의 세트청구 비율은 69.7%에 달해, 보다 중한 상해를 입은 9~11급 환자의 비율보다 오히려 높았습니다.

이는 한방병원에서 진단과 상관없이 다량의 시술을 병행해 청구하는 구조가 일부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험금 누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도적 허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은 아직도 미비

문제의 핵심은 양방과는 달리, 한방진료는 자동차보험에 명확한 수가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처럼 심사기준이 철저하지 않다 보니, 일부 한방병원에서는 이 틈을 이용해 고가의 치료 행위나 다종 치료를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방병원의 진료비는 2019년 4,308억 원에서 2024년 9,874억 원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부도 대응 나서… 장기 치료 시 진료기록 제출 의무화 추진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8주 초과 치료 시 환자가 보험사에 진료기록부 등 근거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장기 치료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막기 위한 장치로 해석됩니다.

한편, 산재보험은 염좌의 적정 치료기간을 6주, 의사협회는 일반적인 긴장·염좌 치료는 4주 이내 종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보험에서도 치료 기간이 과도하게 길어지는 사례를 바로잡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험전문가의 시선

자동차 사고 이후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치료받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증상보다 과도한 치료나 반복적인 청구는 정당한 보험금 지급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모두가 납부하는 보험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부의 과잉청구로 인해 전체 소비자의 보험료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처럼 한방치료 관련 통제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는 심평원의 역할 강화와 함께 진료내역에 대한 세밀한 심사체계 마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순한 통증 완화 치료가 지나치게 길어지고, 다양한 시술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스스로도 합리성을 점검해보는 태도가 중요하겠습니다. 제도는 강화되고 있지만, 보험 소비자의 눈높이와 도덕적 책임도 함께 개선되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