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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이정애 기자]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비만은 질병으로 간주하고 고도비만 치료를 건강보험 급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비만관리 정책의 현주소와 개선방안, 보험자의 역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서 국내 비만 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제언했다.

토론에 참석한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도 "공단이 상반기에 흡연 문제에 역량을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흡연 못지 않은 중요한 문제인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에서 이선미 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박사는 "비만은 최대 10조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비만관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건강유해식품에 대한 판매와 광고제한을 강화하고 담배와 마찬가지로 건강유해식품에 대해 경고문구를 삽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건강유해식품과 건강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장기 코호트가 구축되면 건강유해식품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건보당국이 앞으로 비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대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 교수는 "질병의 기준을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지의 여부로 볼 때 고도비만은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해 의학적 지원이 필요한 질병"이라며 "특히 저소득층의 고도비만 문제가 심각해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1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소득 상위층의 BMI 기준 비만율은 29.5%인데 비해 하위층은 34.3%로 4.8% 포인트 높아 소득과 비만의 반비례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 보면 초고도비만(BMI 40 이상)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고도비만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 가난과 비만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소아청소년 비만은 70~80% 가량에서 그대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며 "지속적인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과 관리를 위해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 직장, 학교 등에서 비만 예방 환경 조성을 위한 인센티브 개발과 도입 ▲ 비만 합병증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관리 시스템 강화 ▲ 건강검진 사후 관리의 강화 ▲ 근거 중심의 비만 치료 가이드라인 확보 등도 비만 예방과 치료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