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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방영석기자] 고령화로 인해 장수리스크 우려가 증가했지만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장수리스크 관리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장수국채발행을 계획한 가운데 발행방식과 장수지수 개발이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수리스크 우려 증가로 국채발행 필요성 ‘공감’

14일 보험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금융회사의 장수리스크 관리 제고방안 세미나’를 주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임준한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장수리스크 우려 증가에도 이를 대비할 준비가 부족한 현실을 언급했다.

임 위원은 “고령화 추세가 계속되며 개인 장수리스크가 정부와 회사, 금융회사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현행 RBC제도는 장수리스크를 미반영하고 있으며 생존보험(생존+생사)과 사망보험을 통한 자연헤징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현행 장수현황에 따른 리스크는 해결할수 있지만 고령화 증가세를 반영한 체계리스크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연금보험 준비금과 고 연령 계약자가 증가하면서 경제와 인구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에 향후 장수리스크는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장수리스크 관리에 소홀하면 자칫 금융기관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이 추정한 국내 금융기관 장수리스크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급속히 증가하는 고령화에 따른 체계리스크 해결책으로는 장수국채 발행이 꼽혔다.

임위원은 “특정집단의 생존율과 연계된 원리금을 지급하는 채권를 발행해 금융기관의 체계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며 투자자모집과 리스크 헤지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장수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고 밝혔다.

장수채권은 특정집단의 생존율과 연계돼 원리금을 지급하는 채권으로, 정부가 장수지수를 활용해 채권을 발행하면 연급지급자인 보험사 등의 투자를 통한 이익으로 장수지수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

금융기관이 장수국채매입을 통해 금리리스크 및 장수리스크를 헤지하고 정부는 리스크 손실을 보증하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민간 채권발행을 고려했으나 인식 결여와 도덕적해이, 자본시장의 낮은 친숙성 등의 원인으로 장수리스크 매도자의 거래 참여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민간의 연금채무 불이행 시 결국 정부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국채발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방식·장수지수 선결돼야

정부의 장수채권발행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대효과인 연금시장 효율성 제고가 이뤄지기 위해선 발행방식과 장수지수 등이 먼저 확정되야 한다는 주장이 대다수였다.

장수국채 발행이 노년층의 위험을 청년층에게 부담시킨다는 문제점과 더불어 채권을 발행하는 정부가 손실을 입을 경우 결국 이를 보존하는 것은 세금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밖에도 장수리스크 관리 대상이 불분명하고 장수리스크 측정을 위한 기준인 장수지수 확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홍민 이화여대교수는 “국가가 장수채권을 발행할 경우 이를 지속해야 하는데 손실을 입을 경우 국가를 지원할 자본은 세금뿐이다”며 “생보사 장수리스크 해결을 위해 국가가 개입할 필요성은 있지만 그것이 장수채권발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개인연금 가입자는 대다수가 중·장년층이며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있는 사람들이다”며 “국채발행으로 발생한 손실을 세금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결국 여유있는 사람들의 리스크 해결을 청년층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영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정부손실에 대비해 재보험사와 국내금융사가 정부의 재보험 가입을 허용해야 국채발행을 통한 리스크 햇지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정부에게만 미뤄선 안되며 정부와 금융사가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원구 자본시장 연구원은 “장수리스크 관리대상이 명확해야 발생하는 위험을 부담할 대상도 정해질수 있다”며 “국채발행을 위해선 우선 장수지수 기준을 확정해 장수리스크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