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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방영석 기자] 해외체류 중 사고를 당해 진단서 등 관련 증빙서류를 발급받은 계약자가 보험금을 지급받기위해 이를 보험사에 제출해도 영어 등 주요국 언어가 아닌 특정 외국어 서류일 경우 번역이 되어있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어 계약자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생보사는 보험계약자의 의무가 아닌 외국어 서류 번역 부담을 보험계약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계약자에 부담전가 반발 우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생보사들은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 등으로 국내 귀국 후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관련 증빙서류를 보험계약자가 번역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영어와 중국어, 일어 등을 제외한 외국어 증빙서류의 경우 보험계약자가 이를 번역해 제출해야 보험금 지급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한화생명 또한 주요 외국어 이외의 언어로 작성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보험계약자에게 영사관 등 번역을 돕는 기관을 소개해 보험계약자가 이를 번역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 대부분의 생보사들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외국어 번역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보험금 청구서류안내로 규정돼있을 뿐 약관상 보험계약자의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자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보험계약자가 증빙자료를 제출해 약관상 규정된 의무를 다해도 보험사가 업무상 불편을 이유로 그 번역을 보험계약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보험사는 제출한 서류를 조사하고 확인해야 하는데 생보사는 특정 언어 외의 외국어는 번역해 오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심사를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가 보험금 지급에 필요한 의무를 다해도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행위”라고 말했다.

◇생보업계 특성 반영한 시각 필요해

생보업계는 판매 상품 특성상 해외 사고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은 업계 특성을 반영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생보사가 여행자보험이나 상해보험과 같은 손보사 상품에 비해 해외 사고 보험금 청구 수요가 많지 않아 이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외국어에 대한 번역 체계 구축은 보험사의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상품에 비해 생보사 상품은 사망이나 암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보장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이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특히 영어나 일어, 중국어와 같은 주요 외국어가 아닌 국가의 언어로 작성된 증빙서류를 번역하는 경우는 더욱 적어 이를 보험사가 모두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