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비교사이트 보험프라자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의 실손의료보험 심사를 규정한 ‘실손보험 제 3자 청구제’를 두고 의료·손보업계 간 갈등이 격화돼 제도 도입에 험로가 예상된다.

전국의사협회(전의협)는 민간보험사의 의료수가 개입을 허용하는 이번 제도를 ‘보험사 배불리기 정책’이라 규정하고 손해율 개선을 위해 보험사 사업비 비중 공개 등을 요구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전의협이 비급여 치료 수가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의료계의 책임을 보험사에 돌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의료계 “금융당국 노골적인 보험사 편들기 그만둬야”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실손보험 제3자 청구제’는 병원의 실손보험금 청구 의무와 심평원에 의한 보험금 심사를 규정해 병원의 보험금 수령 과정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전의협은 ‘실손보험 제 3자 청구제 관련 성명서’를 통해 실손보험에 대한 심평원 심사 도입 효과는 이윤을 추구하는 보험사 위주의 비급여 진료비 수가체계 마련 뿐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수가체계가 무너지고 소비자 진료 범위가 보험금 지급을 줄이려는 보험사의 의도에 따라 축소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한 준 정부기관인 심평원이 민간 보험사들의 이익을 대변할 경우 전문 심사기관을 표방하는 심평원의 중립성과 권위가 크게 손상될 것이라 밝혔다.

이밖에도 전의협이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을 위해 보험사의 사업비 비중과 수익성 공개를 요구한데다 의협회장 후보가 금융위 앞에서 실손보험 제 3자 청구제’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선언해 향후 의료계의 적극적인 단체 행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민 의협회장 후보는 “제도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와 의논도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금융당국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는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위해 노골적으로 편의를 봐주는 정책이며 의료기관을 보험행정직원처럼 부리려는 수작이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의료계 공정한 심사 회피하지 말라”

손보업계는 의료계의 주장에 공정한 심사를 회피하며 보험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 반박했다.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인 비급여 수가에 대한 지적이 지속됐지만 이를 스스로 개선하지 못해 마련된 ‘실손보험 제 3자 청구제’는 결국 의료업계의 자업자득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의료계가 보험사를 감독하는 금융당국과 심사 권위를 지닌 심평원을 보험사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기관처럼 묘사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공정한 심사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들은 비급여 치료 뿐 아니라 수가가 정해진 치료 금액조차 당국과 보험사에 다르게 통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제도는 이에 대한 지적에도 스스로 개선의지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의료계의 자업자득”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심평원이 의료계 수익을 위해 심사를 수행하지 않듯 금융당국도 결코 보험사의 수익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