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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을 두고 보험업계와 은행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소형 보험사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는 지급결제 업무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이 크고 이후 은행과 고객 계좌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 등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의 참여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비용 어쩌나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일정 부문의 은행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 추진을 밝힌 가운데 업계 최고 경영자들이 잇달아 국회 정무회의를 방문하는 등 은행과 보험 업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급결제 허용을 통한 경쟁으로 소비자 이득이 증가할 것이라며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는 큰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이는 자본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가 지급결제 관련 인프라 마련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지급결제 업무를 통해 기대되는 은행 지불 수수료 부담 완화 효과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필요한 지출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험업계에 앞서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된 증권사의 경우 관련 인프라 구축에 평균 3,3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자금 부담 등의 이유로 전체 62개 증권사중 실제로 지급결제 업무를 시작한 곳은 25개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모두 합쳐도 한해 1,600억 정도”라며 “반면 지급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각 보험사 별로 3,300억원을 부담하는데 계약수가 적은 중소형사가 투자금을 수수료로 회수하려면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은행과의 경쟁 “만만치 않아”

지급결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뒤에도 보험사가 고객 계좌 유치를 위해 기존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 또한 중소형 보험사의 지급결제 업무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은행들이 거래고객 우대서비스 제도를 강화하는 등 고객 이탈을 막는데 주력하며 보험사들이 고객 계좌 유치를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 등을 설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 가능한 자본금이 한정된 중소형 보험사의 ‘투자 유인’은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지급결제 업무로 효과를 보려면 결국 얼마나 많은 고객 계좌를 유치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결국 은행보다 높은 금리 등을 제시해야한다”며 “은행들이 고객 계좌 이동을 막으려 우량고객에게 신용대출의 우대 금리를 적용하거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 공격적으로 고객이탈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중소형 보험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