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잇단 예정이율을 인상하면서 보험료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의 상품 선택 기준 중 보험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만큼, 경쟁사 대비 소구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다.
일각에서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정점을 찍었던 손보사 장기인보험 경쟁이 올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메리츠화재, 올해 세 번째 예정이율 인상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날 기준 어린이보험을 제외한 전상품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상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율이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이율로 올라가면 보험료는 내려가고, 반대로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는 인상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메리츠화재의 예정이율 인상 조정은 올해로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어린이보험 예정이율을 인상했고, 같은 달 말에는 운전자보험 이율을 조정했다.
이번 예정이율 인상으로 운전자보험은 올해만 보험료가 두 차례 내려갔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예정이율 조정으로 보험료는 2~3% 가량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예정이율 조정이 세 차례 이뤄진 점은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1~4월 해당 기간에 예정이율 조정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갖춘다. 이에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지난달 예정이율을 조정, 보험료 인하 효과를 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건강보험과 간편보험, 자녀보험의 예정이율을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현대해상 지난 1월 종합보험과 어린이보험 상품의 이율을 2.5%에서 2.8%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는 유병자보험에 적용 예정이율을 2.5%에서 2.8%로 동일하게 올렸다.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하는 약 4~12% 수준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 간편건강보험 4종에 적용 이율을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종합보험과 유병자보험의 예정이율을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고, 자녀보험료도 사업비 조정을 통해 추가로 인하했다.
손보사들의 예정이율 인상 움직임은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가 보험 상품을 선택할 때는 일반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설계사의 추천, 보험료 차이, 보장 범위 등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보험료는 단기적으로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수십만원 이상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된다.
예컨대 KB손보가 지난해 12월 자녀보험의 예정이율을 선제적으로 올리면서 신규 판매 건수는 전년 평균 대비 약 80% 늘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