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ChatGPT)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업무 처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미래에 사라질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로 보험설계사가 꼽힌다.
AI 설계사 탄생에 대한 기대가 수년간 지속돼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 보험 판매채널, 대면→AI로…‘저비용 고효율’ 추구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신(新)성장 4.0 전략’ 추진 대책에 따라 한국판 챗GPT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거대 AI 개발용 데이터 분석에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하고, 중소기업이나 대학의 초거대 AI 모델 활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GPT는 Generative Pre-Training의 약자로 생성형 사전학습을 기반으로 한 채팅 서비스다. 쉽게 말해 매번 새롭게 학습된 결과물을 생성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향후 챗GPT는 현재 보험설계사, 마케터, 기자, 금융 애널리스트, 주식 트레이더 등이 맡고 있는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로 꼽힌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 수년간 AI 설계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챗GPT가 보험설계를 제공할 경우 소비자는 정보 습득량이 급증하고, 상담 시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설계사에게 지급하던 보험상품 판매 수수료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에 보험사나 인슈어테크(기술+보험)사들은 ‘AI 설계사’를 표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AI 기반 인슈어테크 기업 아이지넷은 기업을 대상으로 AI 보험분석 솔루션 ‘마이리얼플랜’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은 보험상품 및 약관을 조회하거나 개인의 보험 가입 현황을 분석하고 진단 결과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개인별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전화 보험 모집 시 AI 음성봇을 사용한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만남이 어려워짐에 따라 기존 모집방식의 비효율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해외 보험에서도 AI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국 핑안생명은 설계사가 보험영업 중 겪는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결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사용한다.
독일 보험대리점 바이언은 고객 응대를 AI 아바타로 처리해 고객 질문에 답하고 적정한 보험상품을 권유하는 형태로 AI 설계사를 이용 중이다.
◇ 불완전판매·개인정보유출 등 AI 한계 ‘뚜렷’
챗GPT의 역기능으로는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챗GPT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상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훈련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나 가짜뉴스를 그대로 저장할 수 있다.
아울러 챗GPT는 자연어를 처리하는 도구인 만큼 특정 집단에 대한 동향 감시 또는 악의적 목적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악용한다면 상품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AI 설계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대한 변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그에 대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할 전망이다. 보험계약자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 방안도 재정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