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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중점 추진 사업과 보험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펫보험 활성화의 핵심인 진료수가 표준화가 논의 시작부터 암초에 걸렸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면서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진료수가 표준화에 대한 수의사업계의 반대로 성장이 다소 정체되는 모양새다.
◇ 수의사협회, 회의 첫 참석 “불가” 입장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수의사협회가 진료수가 표준화에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윤석열 현 정부는 펫보험 시장 잠재성을 높게 보고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켜 추진 중에 있다.
지난주 진행된 TF에서 보험업계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진료수가 표준화와 반려동물 등록제 의무화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한 수의사협회는 진료수가 표준화를 반대하며 시장 활성화가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수의사협회 관계자는 "앞서 2004, 5년도에 협회차원에서 예방접종 비용 표준화를 진행했는데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합이라고 해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렇다 보니 진료수가 표준화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의료가 공보험으로 인정받고 체계가 갖춰지면 진료수가 표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의 잠재성이 높음에도 관련 제도 미흡이 시장 활성화 저해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우선 진료수가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마다 치료비가 천차만별이다.
한국소비자연맹 발표 자료에 따르면 치료비는 병원에 따라 최대 80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세부적으로 중성화 수술비가 약 5배 차이가 나는 것을 비롯해 예방접종 비용 2~7.5배, 복부초음파·혈액검사 및 엑스레이(X-ray) 관련 검사비용 3.7~13.3배, 입원비용 3.3~4.5배의 차이를 보였다. 치과비용은 무려 22~80배까지 차이가 났다.
또 반려동물 등록제가 미진한 부분도 걸림돌이다. 등록제가 진료수가 표준화와 함께 진행되지 않으면 데이터 부족으로 신상품과 담보 개발 등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판매하기 위해서 손해율 등이 정확히 산출돼야 하는데 현재 치료비는 천차만별이고 반려동물 등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개체 인식이 어려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