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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의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로 부지급 민원이 늘자, 금융감독원이 해당 심사 과정 및 보험사가 병원에 필요로 하는 의료자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실손보험의 백내장 진료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질의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0년에 비해 지난해와 올 상반기 금감원의 백내장 보험급 지급 민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원인으로 보험사들의 심사 절차 강화를 꼽았다.
작년 1월 이전까지는 입원 치료비 인정에서 문제가 없었지만, 멀쩡한 눈을 백내장으로 둔갑시켜 진료받은 뒤 실손보험금을 타내는 소위 '생내장' 수술 등이 급증해 파장이 일자 보험금 누수가 우려돼 이를 막으려는 과정이었다는 것.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정당한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환자들에게도 엄격한 심사 잣대가 적용돼 보험금 부지급 판정을 받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며 이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게 됐다.
김 의원은 "강화된 심사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백내장 환자의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한 혼탁도를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정하는데 이와 관련해 어려움이 있고, 만일 보험사와 이견이 있을 경우 올 4월부터 의료자문이라는 장치를 만들어 이를 거치도록 했다"며 "그러다 보니 심사에서 십중팔구 보험금 부지급이라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자문에 대해서 금감원과 보험협회가 의료자문 표준 내부 통제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제도상으론 그럴듯해 보이며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이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이 손해보험협회에서 제공받은 2021년 백내장 의료자문 건수 통계에 따르면 △세브란스 병원 1473건 △중앙대병원 847건 △한양대구리병원 618건 등 특정 병원에 의료자문이 편중돼 있다.
김 의원은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실제 손해사정사를 통해 들었지만 의료자문 요청이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일일이 확인이 어려워 의료자문을 형식적으로 검토하고 넘겨주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의료자문을 위한 병원은 환자가 임의로 정하지 못하고 보험사가 원하는 곳에서만 자문받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보험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라는 취지로 대학 병원 측에 우편물을 보냈다는 한 대학병원 의사의 제보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결국 의료자문은 보험사들의 보험금 부지급에 대한 면죄부만 만들어 준 꼴"이라며 "철저한 의료자문 실태 조사가 필요하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답정너'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여러 가지 백내장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 김 의원의 지적을 의식하고 있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