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비교사이트 보험프라자

생보사의 배타적사용권 부진, 상품 개발의 벽에 가로막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가 확연히 갈리고 있습니다.

손해보험업권은 활발하게 새로운 담보를 개발해 10건이나 획득한 반면, 생명보험사는 3건에 불과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격차의 원인을 담보 개발의 구조적 한계에서 찾고 있습니다.

배타적사용권이란?

먼저 배타적사용권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는 **보험업계의 일종의 '특허권'**으로, 독창적인 상품이나 담보를 개발한 보험사에게 일정 기간 동안 타사가 해당 상품을 따라할 수 없도록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신청이 들어오면 생보협회나 손보협회에서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심사하여 최대 1년간 그 상품의 독점 권리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 제도는 보험사에게 개발 동기를 부여하고, 소비자에게는 차별화된 상품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생명보험사의 부진한 실적…왜일까요?

이번 상반기 동안 생명보험사에서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상품은 단 3건에 그쳤습니다.

대표적으로 DB생명의 '실속N 7대 질병 진단 특약'이 있으며, 고객이 선택한 횟수만큼 주요 질병 진단금을 받을 수 있는 독창적 구조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KDB생명, 흥국생명이 암 관련 특약으로 배타적사용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는 같은 기간에 무려 10건을 획득했고, 4건이 추가 심사 중입니다. 생보사와 무려 세 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담보의 확장성'과 '상품의 유연성'입니다.

생보업권은 주로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처럼 장기 상품 중심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생존/사망 보장이나 연금 지급 방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런 제한된 틀에서는 신선하고 독창적인 담보를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손보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상품, 즉 실손보험,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간병인보험 등은 생활밀착형 위험을 다양하게 담보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지연 보상, 반려동물 사고, 디지털 장해 보장 같은 새로운 위험 요소를 빠르게 상품화할 수 있습니다.

제3보험 분야에서의 경쟁도 생보사에 불리

또한 생손보 모두가 접근 가능한 제3보험(예: 질병·상해 관련 담보) 분야에서도, 생보사는 후발주자로 분류됩니다.
통계 데이터 축적이 적고, 위험률 산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상품 개발 과정에서도 제약이 따릅니다.
2024년 기준으로 생보사가 종신이나 연금 상품으로 배타적사용권을 얻은 건수는 전체 10건 중 2건뿐이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배타적사용권 기간 확대 논의는 지연 중

금융당국은 기존 3~12개월이던 배타적사용권 기간을 최대 18개월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로선 시행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긴 시간과 자원을 들여 개발한 독창적인 상품이, 불과 몇 개월 뒤 타사에 의해 모방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컸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확대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업계 전체의 공감과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기존 기간 유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험 전문가의 시선: 생보사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지금의 격차는 단순히 개발 인력이나 자금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상품 틀과 담보 범위에서 오는 한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생보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건강 관리와 연계한 헬스케어 특약, 웰빙 관련 질병 예측형 보장 등 라이프스타일 기반 상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둘째, 제3보험 영역에서의 리스크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 기반 상품 설계 기술을 강화하는 것도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연금보험 내에서도 변액 연금의 수익률 구조나 수령 방식의 커스터마이징 기능 강화 같은 세부 요소의 차별화로 배타적사용권 획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건, 어떤 보험사가 진짜 나를 위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창의적인 보험 상품 개발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입니다.

향후 생명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확대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자율적인 혁신 환경이 함께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