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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윤은식 기자]석촌동 모녀 자살사건으로 국내 사회안전망 제도의 한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출·퇴근 중 사고를 당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산재보험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노동계 등 관련단체가 출·퇴근 중 당한 재해를 산재로 인정하고 입법화를 해야 된다는 지적을 제기해 온 터라, 이번 석촌동 모녀 자살사건으로 산재보험법 개선 작업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조치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6일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정부가 석촌동 모녀 자살사건을 계기로 근로자들이 출퇴근 중 사고를 당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산재보험개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1963년에 제정돼 올해로 51주년을 맞고 있는 산재보험은 그동안 노동계 등에서 출·퇴근 산재적용의 입법화 문제를 끊임 없이 제기해 왔다.

헌법재판위원들 다수도 출·퇴근 재해를 산재로 인정하지 않는 현 산업재해보상법에 위헌성을 지적한 만큼 이번 석촌동 모녀 자살사건은 정부가 방치한 예견된 사고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또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산재인정여부도 공무원은 인정되고 일반인은 인정되지 않는 등 산재보험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 돼 왔다.

현행 공무원 연금법상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해 출퇴근 중 교통사고 부상 등을 당한 경우 이를 공무상 부상 또는 사망으로 본다라고 규정돼 있어 공무원들의 경우 출·퇴근 중 사고를 당한경우 공무원연금법 보상규정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산재보험법 상 회사에서 제공한 업무용차량이나 통근버스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출·퇴근시 발생한 재해는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성명을 통해 출·퇴근 재해 산재보험적용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성명은 출·퇴근 재해의 산재인정은 ILO 101개 국가 중 50개 국가가 도입하고 현재 3분의2에 달하는 국가가 적용하고 있다면서 유럽선진국 뿐 만 아니라 캄보디아 등 저개발 국가에서도 이미 적용되고 있는 제도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 재해를 산재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통근 재해 관련 국내 관련법 규정상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공무원연금법 등에 따라 공무상 부상 또는 사망으로 간주해 보상을 받는데 같은 상황에서 적용되는 보험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등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저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 2012년 노동부 장관의 산재보상 적용 적극 검토 입장 발표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적극 검토 답변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보험업계서도 출·퇴근 중 사고에 대해서도 산재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도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보고 있는 데 일하기 위해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 또한 당연히 산재로 인정해야 함이 마땅하다”며 “정부가 출·퇴근 산재보상 제도를 실효성 있게 마련한다면 이번 석촌동 모녀사건과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정부가 산재보상을 어떻게 마련 하느냐에 따라 수혜를 받는 계층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만일 출·퇴근 재해보상을 산재보험으로 풀지 못하면 4대악보험처럼 이를 민간 기업에 맡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