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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교보생명이 인터넷전문은행업 진출 계획을 백지화했다.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이 인터넷은행을 직접 경영하고자 했지만 컨소시엄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인터넷은행 진출 계획이 무산되며 보험업 이외의 수익원 창출 기회를 놓침에 따라 은행업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신창재 회장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 은행업 진출 좌초
15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인터넷은행 설립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교보생명의 장점인 리스크관리 능력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고 은행들이 인터넷뱅킹을 강화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경쟁이 날로 심화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사업철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의 사업 철수가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인터넷은행 직접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대상으로 알려진 KT·우리은행과 대주주 자리를 놓고 경쟁, 컨소시엄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자본인 KT는 은산분리 규정에 따라 현재 최대 10%의 지분밖에 보유할 수 없지만 정부가 은행법을 개정하면 지분율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어 교보생명이 유지하고 있는 대주주 자격을 확보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KT와 우리은행은 개정안 통과 이후 KT가 최대주주가 되는 것으로 합의해 교보생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은 인터넷은행을 통해 보험업 이외의 수익원을 창출해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 또한 달성하기 어렵게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그동안 실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준비를 충실히 했지만 사업진출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은행업 진출 목맨 신창재 회장 리더십 타격 불가피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에 이어 인터넷은행업 진출까지 무산되면서 은행업 진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온 신창재 회장이 리더십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업계는 신 회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SBI 계열의 인터넷은행인 ‘SBI 넷뱅크’를 방문할 만큼 인터넷은행업 진출에 열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과 결부되며 상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신 회장의 은행업 진출 의지를 인지한 금융당국의 권유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업 진출을 타진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신 회장이 중심이 돼 추진했던 은행업 진출이 연이어 좌초됐기 때문에 리더십 타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보생명은 인터넷 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설립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새로운 영업채널을 도입하지 못했다"며 "지나치게 안정성을 강조한 경영전략을 추진한 나머지 성장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