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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주가영 기자] 보험회사의 공동행위를 유발하는 행정지도시 사전에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법안 통과 시 보험회사 법규리스크 완화가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같은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둘 이상의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하는 경우 미리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8월 13일 발의됐다.

보험시장에서는 그 동안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따른 보험회사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혐의로 제재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원적 규제의 상충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앞서 2002년 4월에 마무리된 보험료 자유화로 보험회사의 자율적인 보험료 책정이 제도적으로는 보장되었으나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에 대해 이자율 및 보험료 등에 관한 행정지도를 여전히 하고 있으며 보험회사는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영업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보험감독을 받고 있는 보험회사의 입장에선 감독당국의 행정지도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른 여러 보험회사의 공동행위에 부당 공동행위(담합) 혐의로 제재를 가하고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2000년 이후 공동행위로 인해 보험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제재는 총 8건 있었으며, 대부분 감독당국의 가격관련 행정지도가 연관되어 있고 이에 따른 보험회사의 보험료 등 결정과정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공동행위로 판단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위원은 보험시장에 대한 두 행정기관의 상충되는 규제는 보험회사의 법규리스크를 증가시키고, 담합혐의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여부와 무관하게 보험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보험업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보험회사 이자율 관련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에 대해 고등법원은 이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으나 이미 보험회사 담합혐의 언론보도로 실추된 소비자 신뢰는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보험시장에 대한 규제상충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발의된 이번 보험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기존 보험업법 제131조의2를 제131조의3으로 하고 제131조의2 (행정지도)를 신설했으며, 총 3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제1항에서 금융당국이 보험업법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보험회사에 행정지도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제2항은 행정지도에 따른 보험회사의 행위가 부당 공동행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지 금융위원회가 미리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도록 했으며, 제3항에서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행정지도의 범위,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번 보험업법 개정안은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지도 관련 정보공유와 협력을 법으로 강제하는 한편 양 기관 업무협약 활성화를 촉진해 보험회사의 법규리스크를 낮추고 보험시장 경쟁규제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 기관 간 협의를 거쳐 보험회사에 대한 행정지도가 이루어지는 경우,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따른 보험회사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입할 가능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