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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이흔 기자] 미국 대형보험사 애트나(Aetna)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던 직원들의 임금을 시간당 16 달러(약 1만7천260원)로 인상해 이직을 막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실험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트나보험은 오는 4월부터 임금 수준이 낮은 미국 내 직원 12%의 보수를 평균 11% 인상한 시간당 16달러로 적용키로 했다.

주로 고객 서비스와 청구서 발급 업무 등에 종사하는 약 5천700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 전역에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아왔으며 일부는 임금이 33% 인상된다.

애트나보험은 또 가구소득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 7천 명에게 저비용에 건강보험을 제공해 1년에 4천 달러(약 431만원)씩 절약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에 올해 1천400만 달러, 내년에 2천550만 달러가 든다. 자체 예상치로도 올해 매출이 620억 달러가 넘고 영업이익도 24억 달러를 넘는 애트나보험으로서는 큰 부담은 아니다.

애트나보험은 직원들의 이직으로 발생하는 연간 비용 1억2천만 달러를 줄이고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원들의 업무 충실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크 베르톨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가 얼마나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단지 임금을 주는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대한 것"이라며 "왜 사기업은 앞장서서 혁신적 결정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경기 회복과도 연관이 있다면서 회복세가 계속되면 일자리가 늘어 인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 임원이었던 컨설턴트 라지 발은 "건강보험 업계에서 이런 시도를 본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다른 회사들은 청구서 발급과 고객 불만 처리 등 지원 업무를 해외로 돌려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 고객 응대 직원의 서비스 질을 개선하려는 이 같은 시도는 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런스 카츠 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임금과 이직률 사이엔 매우 강력한 상관성이 있다"면서 "임금을 잘 받는 직원들이 직장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애트나보험의 이번 시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정부와 각 주(州)의 최저임금 인상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시도에 나서고 있어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 평균 이상의 임금을 약속해온 스타벅스는 지난해 가을 미국 내 바리스타 13만5천명의 임금을 인상키로 했다.

의류기업 갭은 올해 6월까지 최저임금을 10달러로 올리기로 해 13만5천명의 미국 내 직원 중 6만5천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도 직원 임금이 연방정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