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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이흔 기자]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민연금공단 내부에서 나왔다.

지금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낮춰 장애연금 수급권의 보편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권혁창 부연구위원은 30일 '장애연금의 수급요건'이란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장애연금은 가입자가 나이가 들었을 때 받는 노령연금,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이 받는 유족연금과 더불어 국민연금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 가입자가 질병 또는 부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입었을 때 노동능력 손실이나 감소로 상실된 소득을 보전함으로써 국민연금 가입자 자신과 그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연금을 받으려면 ▲ 국민연금 가입중(中)에 장애가 발생해야 하고 ▲ 가입 중 발생한 장애가 의학적 심사를 거쳐 신체적, 정신적 손상이 가입자의 근로능력을 크게 제약해야 하며 ▲ 보험료를 내야 하는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신체적, 정신적 손상 정도에 따라 장애를 4등급으로 나누고, 1~3급까지는 장애연금을 주지만, 4급은 소정의 일시금만 지급한다.

이에 대해 권 부연구위원은 '연금가입 중'이란 요건은 장애연금 수급에서 국민연금 납부 예외 상태인 사람들과 적용이 제외된 사람들 간에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앞으로 폐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가입대상은 국내 거주하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 중에서 이른바 '적용 제외자'를 뺀 사람들을 뜻한다. 적용제외자는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수급권자의 배우자로서 소득이 없는 자, 공무원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을 받고 있거나 가입 중인 자와 그 배우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으로, 현재 국민연금 가입대상 중에서 상당수가 적용제외 상태에 있다.

이 때문에 '가입 중'이란 요건만으로도 장애연금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발생한다.

반면, 납부예외자는 실업, 학업, 질병 등의 사유로 보험료를 내기 곤란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로 납부예외자는 적용 제외자와 마찬가지로 보험료를 내지 않았지만, 적용 제외자와는 달리 '가입 중'이기 때문에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권 부연구위원은 장애연금을 받기 위한 '가입 중' 요건조항은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조건으로, 이들 국가는 최소기여조건을 충족하거나 최근 보험료 납부 이력을 충족하면 보통 장애연금을 준다고 말했다.

또 장애연금의 목적이 장애에 대한 상해보상적 성격의 급여라기보다는 상실한 소득능력의 보전을 통해 빈곤을 완화하는 것이란 점에서 장기적으로 장애범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울증, 노이로제,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등 사회심리적 질환을 장애범주에 넣는 것이 장애판정기준을 선진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