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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임근식기자] 보험사의 지급결제 허용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은행권에서 고유 업무 침범이라는 이유로 반발해 번번이 무산됐지만 최근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 등 금융권간 업무영역이 허물어지면서 보험사의 지급결제 허용문제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권과 은행권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여 제도 도입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당국, 소비자 자금이체 편의성 제고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료 입금과 보험금 지급관련 계좌로 반드시 은행 계좌를 사용해야 하지만 보험사에 지급결제가 허용될 경우 은행계좌를 거치지 않아도 돼 은행의 입장에서는 자금이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지급결제 업무허용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5년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보험 이용고객의 금융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이체 편의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권간 형평성 고려, 허용 요구
금융당국이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의 도입 등 금융권간 고유 업무 영역 규제를 없애고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방향을 정하자 보험업계는 금융권간 형평성을 내세우며 지급결제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김수봉 보험개발원장은 금융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보험사의 지급결제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우체국, 농수축협, 저축은행도 지급결제 업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보험사만 불허하고 있다”며 “지급결제가 허용되면 은행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자금이체를 하게 되면 은행에 지불했던 수수료 부담이 없어져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보험사의 지급결제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권 ‘수수료 챙기느냐 못챙기느냐’ 귀결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보험업이 사고나 사망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보험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넘겨주면 보유고객의 이탈과 수수료 수익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보험사와 은행이 나름의 이유를 내세우며 각각 지급결제 허용과 반대 입장에 서있지만 결국 은행에 돌아가는 수수료를 챙기느냐 못챙기냐의 싸움이다”라고 단정 지었다.

한편 과거 보험업계에서 여러 차례 지급결제 허용을 요구했으나 매번 좌절된바 있다. 지난 2010년 보험사의 자금이체 허용 여부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은행권이 고유 업무 침범 등의 이유로 반발에 따라 무산됐다.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자금이체 수수료는 평균 건당 100원 남짓으로 2013년 한해 지급액은 1616억원이다. 이중 생보사가 807억원, 손보사 809억원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