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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소비자 계약을 인수할 당시 진행하는 방문 진단과 가입 누적 한도를 속속 없애고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해야 하지만, 영업에 활용할 이슈가 드물어진 상황에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것.
기왕력을 살피지 않는 인수지침은 자칫 향후 손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병력 안보고, 가입 한도는 높게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손보사들은 이달부터 무심사로 계약을 인수하거나 업계 누적 가입 한도를 없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자녀보험을 개정하면서 계약연장제도를 시행했다. 전 담보 전환이 가능한데, 무심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흥국화재는 자녀보험, 종합보험, 유병자보험에서 산정특례 관련 담보 가입 시 당‧타사 누적 가입 한도를 없앴다.
롯데손해보험은 35세까지 실손의료비 가입 시 방문 진단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직업에 따라 방문 진단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특이 사항을 제외하면 방문 진단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농협손해보험은 모든 상품의 암, 유사암, 뇌‧심혈관 진단비 가입 시 업계 누적 한도와 상관없이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MG손해보험은 NEW웰컴플랜으로 가입할 경우 암, 유사암, 고액항암치료비 등에 대해 업계 누적 한도를 없앴다.
또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담보에 대해서도 진단, 서류, 할증 등을 없애며 폭 넓게 가입을 받고 있다.
손보사들이 이처럼 무진단, 가입 한도 등을 없애는 건 포화된 시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를 넘어선 상황이다. 국민 중 100명 중 2명만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손보업계는 운전자보험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보장을 제외하면 현재 이렇다 할 상품 이슈가 없는 상태다.
보험의 특성상 신규 계약으로 보험료를 거둬들이고, 자산운용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슈 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가입 매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고령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기왕력 환자가 많아졌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미래 가망고객인 젊은 세대의 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가운데, 고령 인구는 증가하면서 새로운 매출처로 고령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