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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률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보험금 심사 소홀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미지 제고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력까지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사고보험금 24시간내 지급률’을 기존 50%에서 80%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올 한 해 동안 사고보험금의 심사기준과 시스템, 보험금 접수 방법의 편의성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간호사 등 의료전문가 30명을 채용해 보험금 심사인력을 최대 150명으로 늘려 사고보험금 지급 프로세서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실손보험금 지급은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빨라지고, 전체 보험금지급 평균 처리기일도 1.8일에서 1.5일로 약 20%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체 보험금 청구건의 70% 이상이 소액임을 염두해 소액의 보험금 지급을 위한 전담조직을 별도로 신설했으며, 실손보험 자동심사시스템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앞서 농협생명도 지난해 보험금 지급 창구를 전국 5700여개 농·축협과 농협은행으로 확대하는 등 보험금 지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보험금 지급 속도 개선에 나선 것은 복잡한 심사과정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에 있어 늑장을 부린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빠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심사의 정확도와 함께 절차를 간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심사과정을 개선하거나 인력보강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무리한 경쟁으로 인해 불필요한 추가 인건비와 지급 심사 소홀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소비자가 보험금 지급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는 보통 일주일 이상 지급이 지연됐을 경우인데 보험업법 상에도 3-4일 이내에 보험금이 지급되면 문제가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해 인력까지 보강하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상 소비자들은 당장 병원비가 급해서 보험금을 받는 게 아니라 이미 치료비는 다 지불한 뒤에 받는 것”이라며 “지급률을 높일 게 아니라 가지급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오히려 소비자에게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4시간 이내 지급이 당일 지급은 아닌데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명칭 자체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마케팅을 위한 서비스를 할 게 아니라 심사를 좀 더 면밀히 해 보험금 누수를 줄이고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서비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