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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생명보험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정관변경을 한 것에 대해 ‘꼼수’라는 지적이다.

2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보협회의 정관변경 추진이 모피아 출신인 현 김규복 회장의 연임을 위한 것으로, 이는 관피아 금지의 정부정책을 역행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생보협회는 차기 임원이 선임되지 않을 경우 업무공백을 차단하기 위해 현임원이 직무수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김규복 생보협회장은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오는 12월 8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생보협회는 공모 등의 절차를 고려해 10월 중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재 생보협회 정관은 회장 등 임원의 임기 만료 전에 후임자가 선출되지 않으면 부회장이 직무을 이어받으면 되고, 이러한 사태를 우려한다면 미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임을 선발하면 된다.

생보협회의 임기 연장 정관 변경은 작년에도 추진됐었지만 ‘꼼수’라는 여론의 비판에 중단했다가 재추진하는 것이다.

때문에 업무공백 방지는 핑계일 뿐 실제로는 현 정부에서는 ‘모피아’를 회장으로 다시 앉힐 수 없어 정관을 변경해서라도 현재 모피아 출신인 김규복 회장을 연임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

이기욱 금소연 보험국장은 “50여 년간 아무 문제없이 후임 회장을 선발해온 정관을 현시점에서 이유 없이 개정하는 것은 현 회장의 연임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후임 회장을 선임하지 못할 경우 현회장이 계속해서 회장직을 이어갈 수 있어 수차례 연임도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보협회가 정관변경을 해서라도 ‘모피아’의 임기를 연장시키겠다는 것은, 정부 정책과 소비자를 무시하는 몰염치한 처사로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보업계는 무조건 관피아를 배척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대안모색을 통해 능력과 의지가 있는 정부 관료 출신들도 인력 풀로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선 어디 출신이냐 보다 업계 입장을 얼마나 피력해 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그만큼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더 잘 이끌어 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손보협회장만 해도 전 보험사 사장 출신이 선임되면서 생보협회장 역시 분위기상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출신성분으로만 보면 관료 출신이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고 있어 새로 선임될 협회장이 새로운 관료 출신이라면 모를까 굳이 현 회장을 내리고 민관출신을 앉히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속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