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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반발로 실손보험 심사위탁 ‘난항’

[보험매일=송현섭 기자] 금융위원회가 실손의료보험 건강보험 비급여 보험금 지급심사를 위탁하려던 계획이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로 벽에 부딪힌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현행 자동차 보험과 같이 실손보험 비급여 심사업무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위탁하려고 했으나,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가 복지부와 함께 실손보험 비급여 부분에 대한 심사업무 위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복지부가 당장 의료 민영화를 거론하며 반발하는 의료계를 설득하기 쉽지 않아 협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지난 2013년에 보험관련 정보를 집적해 지급심사 등에 활용하는 보험정보원 설립논의가 있었으나 의료계와 국회에서 제동이 걸려 입법이 추진되지 못했다”면서 “의료 민영화 문제를 앞세워 반발하는 의료계의 입장이 여전해 현실적으로 재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는 당초 2,500만명이 넘는 실손보험 가입규모를 감안해 국민 의료보험체계의 일정부분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의료계의 모럴 해저드나 소위 ‘나이롱환자’에 따른 과잉 진료 및 보험금 과다 청구를 막기 위해 제3기관으로의 심사 위탁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위탁심사를 맡을 수 있는 최적 대안은 현재 자동차 보험 심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만큼 심평원 이외의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평원이 심사를 맡을 수 없을 경우굳이 대안을 찾자면 2013년 추진됐던 보험정보원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아직까지 분위기가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10일 금융위가 추진해왔던 실손보험 지급 심사업무 위탁에 대해 현재 개별 보험사가 맡고 있는 보험금 지급 심사업무를 1년 안에 넘기도록 결정했다. 규개위는 다만 금융위가 위탁심사 체계를 해당기한까지 완벽하게 갖추지 못할 경우 실손보험 계약자의 피해가 우려돼 종전과 같이 개별 보험사가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금융위는 실손보험 지급 심사업무를 심평원에 위탁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보험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개인연금이나 장기상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과잉 진료나 보험금 과다 청구 등을 막기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