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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만 14번’…보험청약 기재사항 축소된다


[보험매일=송현섭 기자] 그동안 보험 가입자가 14번이나 서명을 하던 번거로운 보험계약 청약서 등 기재내용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금융거래시 제출서류 등 간소화’ 추진계획을 발표, 보험 등 업역별 실태점검을 실시한 뒤 1년 내로 불필요한 서류와 서명·기재사항 등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의 세부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다”며 “앞서 지난 5월28일 금융거래시 제출서류 간소화를 추진키로 결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 변액보험 청약시 서류 9종 작성해와
그는 또 “제출서류나 기재사항‧서명 대부분이 보험 등 금융사의 책임회피 목적으로 형식적‧관행적이고 중복해 징구하는 측면이 있어 소비자와 금융사 모두 부담이 크다”며 “서류작성에 따른 번거로움을 고사하고 핵심내용은 설명을 받지 못한 채 거래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변액보험 가입자는 청약시 주계약 서류인 ‘보험계약 청약서’를 포함해 모두 9종의 서류를 작성하면서 통상 20여분에 걸쳐 간단한 안내를 듣고 자필서명을 14번이나 하고 있다. 심지어 청약서에 부수되는 개인정보 동의서는 △공통·필수적 동의서 △거래상품 특성에 따른 필수적 동의서 △거래상품에 따른 선택적 동의서 등 3가지 동의서를 제출해야 할 정도다.

나머지 추가되는 보험청약 서류는 상품설명서와 비교안내 확인서, 적합성진단 설문지, 고객신원정보 확인서, 정보교환 본인확인서 등 5종이다. 특히 금감원은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고객이 앞서 금융사 직원이 형광펜이나 연필 등으로 미리 표시한 부분에 기계적으로 서명하거나 기재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동양사태’ 당시 관계서류는 총 24만여건에 달했으나 금감원이 3만6,000여건의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 이중 67%인 2만4,000여건의 불완전판매를 확인했다. 당국 관계자는 “금융사가 법규준수와 권리보전을 위해 꼭 필요할 때만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경우에도 가급적 형식적인 부분을 탈피해 편익과 실효성이 높은 방식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당국, 불필요한 서류 폐지·축소 추진
이를 위해 금감원은 법규준수 목적의 개인정보동의서와 자동이체신청서, 투자자정보확인서, 금융거래목적확인서, 고객신원정보확인서 등 제출서류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권리보전 차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서와 근저당설정용 각서, 여신거래종류 분류표, 임대차 사실확인서 등도 징구되지 않도록 유도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설계사의 수당관리를 목적으로 제출을 요구하는 ‘공동모집 확인서’는 타당성이 결여돼있어 원칙적으로 폐지할 것”이며 “형식적인 안내사항 등 자필서명 징구의 필요성이 적은 사항을 선별해 서명날인 항목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날인이 폐지되는 제출서류는 각 보험사 자체로 징구되고 있는 ‘신·구 계약간 비교안내 확인서’이며, ‘보험상품 설명확인서’의 경우 보험계약 중요사항에 대한 이해보다는 형식적이란 판단에 따라 덧쓰기가 축소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업역별 ‘금융거래시 제출서류 등 간소화 TF’를 구성, 구체적인 개선안을 연말까지 마련해 내년 7월전 시행되도록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