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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금융그룹 감독 개선 시작도 전에 '삐끗'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금융당국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삼성‧한화‧동부그룹 등 비지주체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별도 감독 방안 방침 마련 계획이 시작도 전에 구설에 올랐다.

감독 방안이 마련돼 실제로 적용될 경우 삼성‧한화‧동부 등 산업자본 그룹의 재무상태를 금융당국이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현행 은산분리 정책을 무시한 월권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잡음이 일자 즉시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한화·동부그룹 재무상태 금융당국이 관리?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금융위원회 후원으로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금융그룹 감독 개선 방안 세미나’를 통해 공개된 금융당국의 비지주체제 금융그룹에 대한 건전성 감독 개선 방안의 기본 노선은, 현행 은산분리 정책을 무시한 명백한 월권행이이며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세미나에선 진 원장은 “지주체제가 아닌 금융그룹에 대한 건전성 감독 수단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금융지주그룹의 경우 자회사 출자지분을 상계해 자본 중복계상이 없으나 여타 금융그룹은 계열사 간 출자지분이 중복 계상돼 자본의 과대평가와 과도한 레버리지 위험이 존재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세미나를 통해 제시된 개선 방안의 주된 내용은 계열사 부당 지원 리스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보험 등 각 업권별로 감독하던 사안의 그룹별 통합·관리다. 금융당국은 이를 기초로 내년도 금융그룹에 대한 모범규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제도 개선의 주대상은 보험사와 카드사 등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한화…동부 등 대기업집단 또는 미래에셋 등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지 않은 금융그룹들이다. 대상 선정 기준은 금융자산 5조,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의 경우다.

이날 발제된 세미나 내용대로 감독 개선 방안이 만들어져 적용될 경우,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 정책에 따른 관리‧감독 방안의 기본틀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은산분리 정책에 따라 철저히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는 삼성‧동부‧한화그룹 등의 재무상태를 금융당국이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 은산분리 무시한 월권행위?…금융당국, 정해진 것 없다
세미나를 통해 금융당국의 금융그룹에 대한 관리 감독 개선 방안의 기본 노선이 공개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은산분리 정책에 따라 금융업 진출은 보험과 카드, 증권에 국한돼 있는 산업자본 기업집단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현재로썬 금융그룹 관리 감독 개선 방안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사태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은 금융전문가의 연구결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입장이 아니며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방안은 현재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며 “금융당국이 대규모 기업집단 전체의 재무상황을 보고받거나, 기업집단 내 비금융계열사의 재무관리에 관여하려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