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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승·환율 부담에 고민 깊어진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하반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이 네 번째 연속 이어지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두고 매우 신중한 고민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미국은 현재 금리를 4.25~4.50%로 고정하고 있는데, 한국은 지난 5월 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한 상황이죠. 이렇게 되면 두 나라의 기준금리 차이는 무려 2.0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금리 차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질까?

금리는 단순히 돈의 값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금리가 높을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에 더 많은 자금을 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높은 금리는 그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만 금리를 추가로 내린다면,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그 여파로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중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나 세계 정세 변화에 따라 급등할 여지는 충분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를 무리하게 낮추면 경기 회복보다 부동산 가격이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금리 인하의 또 다른 걸림돌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약 7%가량 상승했고, 6월 들어서만 주택담보대출이 2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칫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선 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가계부채 문제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금리를 내리면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빌리려는 경향이 생기고, 그만큼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역시 금융 안정성에 큰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경기 부진은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제 지표는 여전히 회복세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GDP 성장률은 -0.2%를 기록했고, 올해 전체 성장률도 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반면 미국은 1.4%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용시장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장의 온도가 다른 상황에서, 한국은 경제 회복을 위한 유연한 통화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 4명은 앞으로 3개월 이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8월이나 11월 중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결정, 실물경제와 금융안정 사이에서의 줄타기

현재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을 위한 완화 정책’과 ‘부동산·외환시장의 불안정’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금리를 내리자니 외국인 자금 유출과 부동산 과열이 걱정이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침체된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연구위원은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시점에 맞춰 한국도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고, 노무라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도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 612개월 후 성장률이 0.10.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음달 금통위, 관전 포인트는?

오는 7월 10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회의는 단순한 기준금리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물가, 성장률, 환율, 부동산, 가계부채 등 다양한 경제 지표를 얼마나 정교하게 고려해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할지에 대해 금융시장 전체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앞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은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라 실물경제 회복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고차원적인 전략이 될 것입니다. 정책당국의 균형 잡힌 판단과 시장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