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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구조적 개편 앞두고 ‘비급여 쏠림’ 심화…이대로 괜찮을까?

실손보험 지급액 역대 최고…비급여 항목 집중

2024년 실손의료보험 지급 보험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보험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지급된 실손보험 보험금은 약 15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습니다.

특히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 같은 비급여 주사제 항목에서의 보험금 청구가 크게 늘어 전체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도수치료(2조 6,321억 원), 비급여 주사제(2조 8,092억 원) 두 항목만 합쳐도 무려 5조 4,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암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의 세 배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고비용 신의료기술의 무분별한 활용이 실손보험 구조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병원보다는 의원 중심으로 보험금 청구 집중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은 비급여 진료가 대형병원이 아닌 의원급, 병원급 의료기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체 실손보험금의 32.2%는 의원에서 발생했고, 병원이 23.3%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비급여 항목만 보면 의원과 병원이 전체의 66%를 차지하며, 대형병원 대비 3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는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일부 진료가 과잉 청구될 수 있다는 구조적 허점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실손보험 재정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세대별 지급 격차…1세대의 집중도 여전

실손보험은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보장 구조와 보험료가 달라집니다.

1세대는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계약당 평균 지급액이 약 40만 원에 달했고, 반면 4세대는 약 13.6만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세대가 뒤로 갈수록 자기부담금이 높고 보장범위는 좁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도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구세대 상품에 가입한 이들이 보험금을 더 많이 타가고, 신세대 상품 가입자들은 불리한 구조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손해율 하락은 보험료 인상 덕분…근본 해법은 아직

2023년 103.4%였던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은 2024년 99.3%로 다소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보험금 지급이 줄어서가 아니라, 보험료 인상 덕분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1세대와 2세대는 보험료가 수차례 인상되며 손해율이 각각 97.7%, 92.5%로 10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3세대(128.5%), 4세대(111.9%)는 손해율이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결국 저렴한 보험료를 유지한 세대일수록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가 크고, 이는 향후 보험료 인상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5세대 실손보험’으로 구조 개편 예고

금융당국은 현재의 개선이 ‘보험료 인상’이라는 외부적 조치에 의존하고 있어, 실질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내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이 상품은 급여 항목에 대해 자기부담률을 차등 적용하고, 비급여 항목도 중증/비중증으로 나누어 보장 범위를 조정할 예정입니다. 비급여 남용을 방지하고,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마무리 생각 - 보험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핵심

실손보험은 많은 국민이 실제로 활용하는 ‘가성비 높은 보험’이지만, 지금처럼 비급여 항목 쏠림 현상이 계속된다면 결국 모든 가입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적 개편을 통해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악화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가입 전 보장 항목과 자기부담률, 세대별 특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 금융당국은 무리한 절판 마케팅이나 과잉 진료 유도를 철저히 감시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