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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이흔 기자] 하반기 보험사들의 가격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표준이율 인하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전반적으로 올리겠지만,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연 3.25%인 표준이율이 다음 달에는 기존보다 1%포인트 떨어진 2.25%로 개정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고자 준비하는 돈(책임준비금)에 적용되는 이자인 표준이율이 떨어지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진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압력을 받게 된다.

통상 표준이율이 1%포인트 떨어질 경우 순수 보장성보험의 보험료는 20~40% 오른다. 이에 따라 하반기 보험사들의 대대적인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규제를 종합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하반기 보험료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7일 보험업계 실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험 상품 및 가격과 관련한 규제뿐 아니라 비명시적 규제까지 종합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료 인상 추세에도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를 준비하고 있어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도 점쳐진다. 하반기부터 보험사들의 보험료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덤핑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추려고 검토하고 있다"며 "대형사와 마케팅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가격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험 가격 규제 정비와 예정이율 인하에 따라 보험료가 무조건 오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보험료 하방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보험료는 중소형사 위주로 오르고 대형사는 인상이 억제될 전망이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가 오르면 물가가 오르는 데 따라 금융당국이 이번에도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영향력이 큰 대형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데다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돼 보험료 인상 요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4분기 94.1%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에 84.7%로 크게 떨어졌고 2분기에는 83.6%로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은 지난 2분기 총 5천68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영향력이 작은 중소형사는 금융당국의 묵인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전업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은 지난달 25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5.4%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