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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2013년 무역보험공사가 독점해온 단기수출보험 상품을 민간 보험사에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에 앞서 이를 도입한 일본 무역보험 사례를 참고해 민간 보험사들의 단기수출보험 시장 진입 지원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손보사 단기수출보험 사업 진출 본격화

8일 보험연구원 최창희 연구위원과 김혜란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일본 무역보험 시장 민간 개방 사례의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2013년 8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서 2017년까지 단기수출 보험 중 무보가 차지하는 비중을 60% 이내로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단기수출보험시장을 민간 금융회사 등에 개방ㆍ이양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출보험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수출지원제도로 세계무역기구(WTO) 체계 아래에서 정부의 개입이 용인되는 유일한 수출 진흥 수단이다.

최 연구위원은 “수출보험의 보험회사는 담보능력이 부족한 수출업체에 수출보험증권이나 수출신용보증서를 제공해 수출거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를 통해 수출자는 외상 또는 신규 수입자 등과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담보해 국내 수출자가 신시장을 개척하고 시장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출보험 시장을 독점해온 무보의 보험 상품에는 단기수출보험과 신용보증보험, 수입보험과 중장기성보험, 환변동보험 및 기타보험 등이 있다.

이들 중 단기수출보험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다. 무보의 단기수출보험 인수실적은 1992년 1조6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3년 기준 18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보의 중소기업과 대기업 단기수출보험 손해율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10년간 무보의 단기무역보험 보험료 총액은 중소기업(1676억원), 대기업(1조원)으로 대기업 보험료가 전체에서 86%를 차지한다.

최창희 연구위원은 "금융위가 올해 초 민간 보험회사의 단기수출보험 상품 인가 허용 방침을 밝혀 수출보험 시장의 민간 개방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 12개 손보사들이 단기수출보험 사업진출을 위한 시장조사와 검토 작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내 금융위에 관련 상품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제도 도입에 필요한 대응책 모색해야

최 연구위원 등은 한국과 유사한 수출액과 보험료 규모를 가진 일본의 사례를 통해 금융당국이 제도 도입에 필요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수출보험 상품 인가를 먼저 실시한 일본은 최근 10년간 정부와 일본무역보험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민간보험사의 수출보험 비중이 20%를 넘지 못했다.

이는 일본 보험사들이 무역보험의 낮은 수익성을 우려해 사업 수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무역보험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무역보험과 일본 금융당국은 청문회를 통해 민간 보험회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다양한 정보공개 청구제도와 다양한 지원 창구를 통해 민간 보험회사들의 시장 진입을 지원해왔지만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고 유럽 국가들이 자국 무역보험 정부지원을 확대하며 민간 보험사들이 낮은 수익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보험회사들이 파생상품이나 증권화를 이용해 단기수출보험 리스크를 자본시장으로 전가하는 것을 지급여력제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수입자 신용을 담보하는 보험인 단기무역 보험 특성상 관리를 위해 효과적으로 해외 수입자 정보 수집 및 해외 채권추심 네트워크 구축ㆍ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최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무보 또는 해외 메이저 보험회사들의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공동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보험회사들은 심사노하우 축적을 통해 각 물건의 리스크를 정확히 판단하고 경쟁력 있는 요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보험회사들은 단기수출보험 리스크를 수입자 신용도 및 재무 현황, 수입자 수입 실적, 수출자 수출 실적, 수입국의 정치적 안정도, 수입자ㆍ수출자 기존 보험규모 등 수집 가능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단기수출보험의 리스크를 정확히 평가하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