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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의 초등학교 동창생 A와 B A는 교대를 졸업하여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고, B는 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국내 굴지의 S전자 연구소 연구원이 되었다. A는 초등학교 교사 경력 17년째로서 연봉 4,400만원이고, B는 경력 15년의 S전자 책임연구원으로서 한 해에 받은 급여가 8,400만원이다. A와 B는 고향의 친구 결혼식에서 만나 함께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다가 중앙선침범한 차에 사고 당해 둘 다 사망했다. 이 경우 (둘 다 안전벨트 맸기에 과실 없다고 보고) A와 B는 누가 보상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연봉 4,400만원 : 연봉 8,400만원 거의 두 배 수준이다. S전자 연구원의 연봉이 두 배나 높기에 가해차량의 보험사로부터 받는 보상금도 초등학교 교사보다 S전자 연구원이 두 배 정도 더 많이 받을 걸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듯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연봉 4,400만원인 초등학교 교사가 연봉 8,400만원인 S전자 책임연구원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액수로 따지면 초등학교 교사가 S전자 연구원보다 1억 1천만원 가량을 더 받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초등학교 교사는 국가로부터 받는 모든 것이 다 월급에 해당된다. 본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이 모두 다 급여로 인정된다. 하지만 S전자 연구원의 경우 회사로부터 받는 돈은 연간 8,400여만원 되지만 그 중에는 내년엔 못받을 수도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본인이 진행했던 실제 소송사례에 의하면) 연간 소득 8,400만원 중에서 연봉계약서에 싸인한 것은 기초연봉과 설날, 추석 귀성여비 각 100%를 합해 약 4,500여만원이지만 연말의 PS (profit sharing : 이윤 분배) 약 2,100만원, 중간의 PI (productive incentive : 생산성 달성 성과급)과 연월차 수당 등이 약 1,800여만원이었다. 국내 굴지의 S전자는 수년전부터 지금까지 매년 수십조원의 이익을 내고 있어 매년 임직원들에게 엄청난 PI와 PS등의 상여금을 지급해 왔고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같은 수준 또는 더 높은 수준의 특별상여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100% 확실할까? 그렇지 않다. 작년에는 수십조원 이익을 봤지만 올해에도 똑같은 수준이 될 것인지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고,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런지 모른다. 지나간 5년 내지 10년간 매년 같은 정도의 성과급이나 특별상여금이 지급되었다고 하여 올해나 내년에도 같은 수준의 상여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확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고, 가파른 원화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작년에 1년간 받은 소득 8,400만원이 올해도 같거나 늘어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로 이게 핵심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지 계속적, 정기적으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건 불확정적이고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이기에 임금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은 사고당시에 얼마를 벌고 있었느냐에 따라 보상금의 액수가 정해지는데, 연봉 4,400만원인 초등학교 교사 (공무원)은 그 연봉이 모두 다 임금으로 인정되지만, S전자 연구원의 연간 소득 8,400만원 중 임금으로 인정되는 것은 연 4,500만원에 불과하다. 성과급과 특별상여금에 대해 세금을 다 냈더라도 역시 그 부분은 임금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성과급과 특별상여금을 뺀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교사와 S전자 연구원의 기본연봉만 비교해도 4,400만원 : 4,500만원으로 연구원의 소득이 더 높은데 왜 교사의 보상금이 1억원 이상 많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교사는 매년 호봉이 늘어나게 되어 나중에 50대 이후에 늘어나는 급여를 감안하면 평균 월 470만원으로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S전자 연구원의 경우 일부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킨다고 해도 겨우 평균 월급여는 초등학교 교사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차이 나는 게 하나 더 있다. S전자 직원은 정년이 55세이고, 초등학교 교사는 62세이다. S전자 직원은 55세 이후 60세까지는 도시일용노임 월 121만원 가량으로 계산되기에 62세까지 평균 470만원으로 계산되는 초등학교 교사에 비한다면 전체적인 보상금은 (퇴직금은 빼고 계산할 때) 초등학교 교사는 약 5억 8천만원 가량이고 S전자 책임연구원은 4억 7천만원 가량이어서 초등학교 교사가 약 1억 1천만원 더 많게 된다. 1년에 700여건의 교통사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필자로서는 연봉의 높고 낮음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인 직장이냐를 먼저 생각하곤 하는데 요즈음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이 공무원, 교사라는 뉴스를 가끔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더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듯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