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비교사이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웃듯이 강남의 집값은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하여 강남의 어떤 고급아파트 60평형이 30억원을 넘어 호가된 지는 벌써 오래 되었다. 그렇다면 강남 아파트 한 평당 5천만원이라는 얘기다. 그 아파트에 정년퇴직한 60대 중반의 노부부가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두 부부가 아들네 집에 가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신호위반한 차에 사고 당해 둘 다 사망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보험사로부터 두 부부에게 나올 보상금은 얼마나 될까? 신호위반한 차에 사고 당했기에 피해자에게는 잘못이 전혀 없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 1인당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은 장례비 300만원, 위자료(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5,000만원을 합해 모두 5,300만원 뿐이다. (위자료 5천만원은 법원에 소송 걸었을 때 인정되는 액수이고 보험약관에 의하면 4천만원이다.) 만일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었다면 피해자에게도 10% 잘못이 인정되어 보상금은 인정되는 액수는 5천만원보다 적어진다. 그렇다면 30억짜리 집주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이 자기집 아파트 한 평 값도 안된다는 얘기이다. 위 사건에서 두 부부는 소형 승용차를 타고 있었고 가해차량은 뽑은 지 얼마 안되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였는데 두 차 모두 폐차되었다고 가정할 때 가해차량에 대해 보험사에서 나오는 보상은 1억원인데 그 차에 사고 당해 사망한 두 부부에 대한 손해배상이 겨우 그 차값밖에 안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본다면 60대 노인이 국산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중앙선침범한 덤프트럭에 충격되어 차는 폐차되고 운전자는 사망했을 때, 그 차에 대한 손해배상은 1억원 가량인데 그 차 주인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은 5,300만원밖에 안되는 이상한 결과가 된다.) 노인에 대한 손해배상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60세가 넘었으면 돈 버는 나이가 지났다는 이유로 일실수입 (사고가 없었다면 돈 벌 수 있었을 것을 사고 때문에 돈을 못 벌게 된 손해)이 인정되지 않고 오직 장례비와 위자료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장례비도 보통 1천만원 넘는 것이 현실인데 법원과 보험사는 10여년째 300만원으로 못박아 두는 것도 문제이다.) 아무리 장례비와 위자료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집 한 평 값밖에 안되고, 자기를 죽게 한 가해차량보다 더 싸다면 이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법원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 기준을 5천만원으로 정한 건 1999년 초쯤이다. 그 무렵 강남의 30평형 아파트 가격은 1억 8천만원 전후였다. 한평당 600만원 정도였고, 조금 큰 평수 아파트는 평당 1천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 무렵엔 사람이 죽으면 자기가 살던 아파트의 다섯 ~ 여덟평 정도의 값에 해당되는 위자료는 인정된 셈이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위자료가 적어도 자기가 살던 안방 값만큼은 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남 아파트 화장실 값도 안된다. 사람의 몸값을 돈으로 평가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얘기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돈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몸값이 경제상황의 인플레이션 현상에 비례되어야 한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자기가 살고 있던 집의 대여섯평 값은 되어야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 피해자가 누울 수 있는 공간의 값은 되어야 한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교통사고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의 위자료는 우리 돈으로 환산했을 때 2억 4천만원 ~ 3억원 정도이다. 우리보다 다섯 배 내지 여섯 배 정도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사람의 몸값에 비해 1/6~1/5 밖에 안된다면 그 누가 인정하겠는가? 일본이 우리나라의 물가보다 2.5배 정도 비싸다는 점을 비교한다 해도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의 몸값 (위자료)는 최소한 1억원 이상은 되어야만 한다. 적어도 사람의 몸값이 국산승용차 최고급형보다는 비싸야 할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듯이 사람이 자동차보다는 비싸야 할 것이다. 이토록 비현실적인 위자료는 법원 판사들이 1~2년에 한 번 정도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위자료 기준을 새로 세우면 될 것이고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한데 사람의 몸값은 7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아파트 값은 자고 일어날 때마다 끝없이 치솟는 현실을 볼 때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